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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의 초인플레이션과 비트코인 열풍

by 오늘의 10분 2025.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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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붕괴된 화폐: 볼리바르의 몰락과 초인플레이션

2.비트코인의 대중화: 생존을 위한 채굴과 거래

3.정부의 대응과 제도화 시도: 억제와 활용의 사이

베네수엘라의 초인플레이션과 비트코인 열풍 사진

전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은 나라 중 하나인 베네수엘라. 정부의 정책 실패와 국제 제재, 정치 불안이 겹치면서 자국 화폐인 볼리바르는 사실상 ‘종이조각’으로 전락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주목한 것은 바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였습니다. 본 글에서는 베네수엘라의 경제 붕괴와 그 속에서 급부상한 비트코인 사용의 실태, 그리고 블록체인이 어떻게 생존경제의 도구가 되었는지를 살펴봅니다.

붕괴된 화폐: 볼리바르의 몰락과 초인플레이션

베네수엘라의 경제 위기는 단순한 경기 침체를 넘어 국가 통화 시스템의 붕괴에 가까웠습니다. 2014년 이후 국제 유가 급락과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 과도한 화폐 발행이 맞물리며 물가는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달았습니다. 2018년에는 연간 인플레이션율이 1,000,000%를 돌파했고, 2020년까지도 수백만 퍼센트의 물가 상승이 이어졌습니다. 볼리바르는 더 이상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했고, 시장에서는 달러나 식료품, 외화 자산이 실제 화폐처럼 거래되기 시작했습니다. 월급은 하루만 지나도 구매력이 반 토막이 났고, 지폐를 수레에 실어야 빵 하나를 살 수 있는 ‘현대판 바터 경제’가 재현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디지털 볼리바르’라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도입하며 화폐 체계의 재건을 시도했지만, 전력 불안정과 시스템 미비로 국민 신뢰는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이 와중에 비트코인과 같은 탈중앙화 자산이 실질적인 가치 저장 수단이자 거래 수단으로 급부상하게 된 것입니다.

비트코인의 대중화: 생존을 위한 채굴과 거래

베네수엘라의 많은 시민들은 통제되지 않는 정부 정책에 기대기보다는 자체적인 생존 전략으로 암호화폐를 선택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캐시(BCH), 라이트코인(LTC), 대시(DASH) 등이 있었으며, 이는 실생활에서 바로 사용될 수 있는 디지털 통화로 자리잡았습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암호화폐를 통한 직거래, 급여 수령, 해외 송금이 일상화되었고, 상점에서도 QR코드를 통해 암호화폐 결제를 받는 곳이 늘어났습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만 있다면 국가 통제를 받지 않고 자산을 보유하고 거래할 수 있었기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암호화폐 지갑 보급률이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또한 전기료가 거의 무료에 가까운 일부 지역에서는 소형 가정용 채굴기를 설치하여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직접 채굴하는 이른바 ‘생계형 채굴’도 급증했습니다. 이들은 채굴한 암호화폐를 해외 거래소에 보내 현금화하거나, 해외 가족에게 전송해 실제 생계에 활용했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암호화폐가 단순한 투자 수단이 아닌, 경제 생존의 필수 도구가 된 것입니다. 특히 해외에서 돈을 벌어 가족에게 송금하는 ‘크립토 이민자’들도 늘어나며, 국제 송금 시장에서 암호화폐의 역할이 재조명되었습니다.

정부의 대응과 제도화 시도: 억제와 활용의 사이

베네수엘라 정부는 암호화폐의 확산을 처음에는 경계했지만, 점차 제도화와 활용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8년 발행한 국가 암호화폐 ‘페트로(Petro)’입니다. 페트로는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기반 자산으로 설정한 중앙발행 암호화폐로, 볼리바르와 함께 공식 결제 수단으로 지정됐습니다. 하지만 페트로는 국제사회에서 ‘사기’에 가깝다는 비판을 받았고, 기술적 문제와 신뢰 부족으로 실패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습니다. 반면, 비트코인과 같은 민간 암호화폐는 여전히 국민들 사이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으며, 정부도 이를 완전히 금지하지 않고 세금 납부나 수입품 결제 등 일부 영역에서 암묵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베네수엘라 세무 당국이 암호화폐 거래에 대해 최대 20%의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며, 실질적으로 암호화폐를 제도 내로 편입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이는 통제와 수익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베네수엘라의 사례는 암호화폐가 금융 포용성과 자유를 확대할 수 있다는 현실적 증거를 제공하며, 국제기구와 학계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불안정한 국가 시스템 속에서 개인들이 어떤 기술로 생존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남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초인플레이션은 기존 화폐 시스템이 붕괴될 경우, 대안 자산으로서 암호화폐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생존을 위한 비트코인 채굴, 결제, 송금은 단순한 기술이 아닌 삶의 도구가 되었고, 디지털 자산이 곧 실물 자산의 대체 수단이 된 것입니다. 이는 단지 남미의 위기 이야기가 아닌, 앞으로 글로벌 경제 시스템의 위기 속에서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미래의 힌트입니다. 지금, 우리는 디지털 화폐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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